5월 13일 간담회에서 무용학과 교수회(이하 교수회)의 박재홍(무용학과)학과장이 “학과장의 입장으로서 기존의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선언했다. 현대무용 전공 학생(이하 학생)들이 시위를 시작한지 3일만의 일이다. 앞서 교수회는 이번년도부터 현대무용 전공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겠다고 밝혀 논란을 빚었다.
일방적인 폐지 통보
5월 10일, 학생들은 교수회와의 간담회에서 현대무용 전공 신입생을 더 이상 모집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통보받았다. 학생들은 10일 밤부터 페이스북과 낙산의 메아리와 같은 커뮤니티를 통해 결정의 부당함을 알렸고, 5월 11일부터 시위에 돌입하는 등 행동을 시작했다. 이 일로 인해 ‘한성대학교 대나무숲’과 ‘한성대학교 대신 말해드려요’ 등 학내 주요 커뮤니티에는 학생들의 시위를 응원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학생들은 서명운동도 펼쳤다. 서명운동에는 최종적으로 온라인에서 3000여명, 오프라인에서 1500여명이 참여했다. 학생들은 행동을 개시한지 만 3일이 되는 13일, 학부모들의 항의방문을 통해 교수회와의 긴급간담회를 성사시킨다.
교수회의 폐지 결정 철회
5월 13일, 오후 6시부터 시작된 간담회는 11시까지 진행되었다. 간담회에서 교수회는 이번 결정을 “무용학과의 존속을 위한 어쩔 수 없는 희생”이라고 설명했다. 대학본부의 지시대로 28명까지 정원을 감축해야하는데, 3전공 체제를 유지하면 강의개설을 위한 최소인원인 10명마저도 못 채우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세연 예술대 학생회장이 “본부에 문의한 결과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최소인원을 못 채워도 강의가 개설될 수 있다”고 반박했고, 교수회는 “그걸 고려해도 상시 10명 이하라는 것은 매우 불안정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휴학자로 인해 인원은 더 줄어들 것이며, 이번 고비를 넘겨도 차후에 또 다른 구조조정이 있을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학생·학부모측은 “그렇다면 왜 현대무용이 희생되어야 하느냐”고 반발했다. 학생들은 “10일 간담회에서 말한 기준인 취업률과 중도탈락률 및 성과는 전부 잘못 산정된 것”이라고 말하며 현대무용이 희생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일부 학부모는 “현대무용만 주임교수가 없는 틈을 타 이렇게 결정한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전면재검토를 선언한 교수들에게 강한 불신감을 표명하며 확답을 요구했다.
교수회는 결국 “왜 현대무용인가”에 대해 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결정유지’를 고집하던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 이시영 무용학과 회장은 “앞으로 3전공 체제 유지에 대해 어려움이 있다면 학생들과 학부모가 적극적으로 나서 힘을 빌려줄 것”이라고 교수회와의 협력을 약속했다.
무용학과 3전공 유지 확정
지난 25일 이시영 회장은 “현재 학생들은 학생의 본분으로 돌아갔다”고 신문사와의 서면인터뷰에서 밝혔다. 3전공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교수회의 말은 23일 기획전략처가 신문사에 송부한 학사구조개편 확정안에서 확인됐다.
하지만 아직 모든 불안요소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현대무용 전임교수의 자리는 2월부터 계속 비워져있는 상태며, 또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3전공 체제의 재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회장은 이에 “부당한 결과에는 정당한 요구를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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