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학송> 이제는 마음을 읽을 때 (한성대신문, 555호)

    • 입력 2020-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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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0-04-25 20:06

혼란의 시기다. 학기가 개시한 지 절반가량이 지났음에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지 않고 있다. 각 대학은 절반밖에 남지 않은 학기의 운영 방법과 이번학기 내 등교 가능 여부, 학생들의 등록금 환불 요구 처리 등으로 고민하고 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도 5월 5일까지로 추가 연장돼 혼란스러운 가운데, 본교는 지난 21일 ‘1학기 전면 온라인 강의 시행’을 발표했다.

본교가 1학기를 전면 온라인 강의로 시행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코로나19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국제적 재난 속에서 경영손실을 만들어내면서까지 섣불리 무언가를 결정하기는 무리가 있다. 학기 절반이 지났지만, 본교가 내린 결단은 칭찬할 만하다. 또한 코로나19와 관련한 첫 공지가 게재된 2월부터 지금까지 교내 출입자 전원 검문 및 시설물 통제를 통한 예방대책 강구, 학생대표와 두 차례의 정기 간담회 개최 등 본교가 보인 모습은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본교가 학생들의 불만을 충분히 수렴하고 적절한 대응을 했다고 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교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늦은 공지로 잦은 비판을 받았다. 학내 커뮤니티는 늘 공지에 대한 각종 추측이 난무했다. 문의해도 본교는 늘 추후 공지 예정이라고 일관하며, 학생들을 무기한으로 기다리게 했다. 이에 ‘한성대학교’만의 고유 방침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타대학의 선례를 그대로 따라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샀다. 경영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린 신중한 결정이었을 테지만, 학생들에게는 조심스러움을 넘어 위축된 행보로 보였다. 학생들이 원하는 최적의 공지 시기를 읽지 못한 것이다.

3월부터 꾸준히 언급된 학생들의 등록금 환불 문제에 대해서도 본교는 현재까지 답답한 대답을 내놓고 있다. 지난 17일 진행된 제2차 학생대표 정기 간담회에서 본교는 등록금 환불은 불가하나, ‘예산이 남으면’ 장학금 형식으로 지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물론 예산이 남으면 장학금으로 지급하고, 예산이 남지 않으면 지급하지 않는 것은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타당한 논리다. 하지만 학생들이 듣고 싶었던 것은 조건부 답변이 아니다. 학생들은 당장 학내 시설물을 이용하지 못하고, 오프라인 강의를 수강하지 못하는 것을 손해라고 느끼고 있다. 학교는 금전적인 손실이 아니라 학생들의 손해에 집중해야 한다.

이같이 본교가 학생들의 마음을 읽지 못한 채 ‘기업가’ 입장만을 고수하니, 등교도 못하는 상황에서 학생들의 불만과 답답함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본교는 1학기 전면 온라인 강의를 결정한 지금부터라도 ‘교육자’의 입장에서 학생들의 요구를 파악하고 그들의 마음을 헤아릴 필요가 있다. ‘손해’라고 느끼는 학생들의 불만을 최대한 달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앞으로의 행보가 더 중요하다.

장선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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