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人> “저의 목표는 회사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업드림코리아 이지웅 대표 (한성대신문, 556호)

    • 입력 2020-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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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0-05-25 14:01



‘기업가’란 영리를 목적으로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기업이 존속하여 자신의 이익을 가져올 수 있게끔 하는 것이 기업가의 역할이다. 그런데 자신의 회사가 없어지는 것을 목표로 삼는 특이한 기업가가 있다. 사회적 기업 ‘업드림코리아(UPDREAMKOREA)’의 이지웅(32) 대표다.

세상을 보고 찾은 길

업드림코리아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물건을 기획·제조하는 커머스(Commerce) 기반 회사다. 이 대표가 업드림코리아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특별하다.

창업 스토리는 그의 대학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그는 대학시절에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고민에 빠졌다.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세계여행을 한 그는 마지막 목적지였던 인도에서 그의 인생을 바꾼 광경을 보게 된다.

“인도의 빈민촌에서 쓰레기를 줍는 아이들을 보고 마음이 아팠어요. 우리는 모두 같은 인간인데 저 아이들은 왜 힘들게 살아야 하는가에 의문이 들었죠. 사회적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중간자의 역할을 한다면, 자부심과 보람을 가지고 열심히 일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세상의 불평등을 보고 자신의 길을 찾은 이 대표는 본격적으로 사회를 위한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한국에 돌아온 그가 처음 시작했던 것은 현재 업드림코리아의 전신인 봉사단체였다.

지속가능함을 위한 도전

이 대표는 캄보디아의 NGO단체와 협업하여 현지 아이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시작했다. 캄보디아에서 미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그는 ‘어떻게 하면 이 아이들에게 지속가능한 교육을 제공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패션브랜드 ‘D luv’였다. 그는 D luv의 고정적인 수익을 통해 아이들을 돕기로 결심했다.

D luv은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디자이너에게 맡기는 방식으로 의류 제작을 진행했다. 이후에는 가방과 같은 패션잡화를 제작하며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모든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처음엔 관심을 가지고 물건을 구매했지만 재구매로 이어지지 않았어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한 번쯤은 좋은 일을 하지만 여러 번은 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여러 사람들이 제품의 질과 저희 회사를 인정해주고 동시에 사회적 가치를 인정해줬을 때 느끼는 보람은 제가 이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그의 진심이 전해진 것일까? D luv은 입소문을 타고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D luv의 성공 이후 그는 무형문화재를 돕기 위한 단기 프로젝트인 ‘다이노코리아’를 통해 여권케이스를 출시했고 이 또한 사람들의 큰 호응을 얻어냈다. 아이들을 위한 고민에서 시작된 그의 도전은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이 대표는 여기서 만족할 수 없었다.

▲다이노코리아의 여권케이스 사진 제공 : 업드림코리아

여학생이 말해준 문제

그는 최근 생리대 시장에 도전했다. 여성용품 브랜드인 ‘산들산들’을 출시한 것이다.생리를 경험해보지 못한 이 대표가 생리대를 출시하다니, 특이했다. 그는 어떤 계기로여성용품에 관심을 가지게 됐을까?

“활동을 하면서 저소득층 아이들을 만날기회가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경제적으로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든지 물어봤습니다. 그때 여학생들이 ‘생리대가 비싸다’는 말을 했죠. 생리대가 왜 비싼지에 대해 의문이 들었습니다. 생리대의 제작 및 유통 과정을 찾아봤고 생리대가 원가 대비 높은 금액으로 시장에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산들산들을 출시했어요.”

산들산들은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의 생리대를 소비자에게 제공했다. 한 팩을 구매하면 똑같은 제품 한 팩을 저소득층 여학생에게 기부하는 ‘1+1 기부 구조’도 산들산들만의 특징이다.

“사실 시장 가격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생리대 한 팩을 팔았을 때 한 팩을 기부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큰 리스크입니다. 광고비와 판관비, 높은 유통수수료를 지불할 때면 적자가 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라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저소득층 여학생들에게 생리대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제품을 기획했다. 10대 청소년들이 상대적으로 월경혈이 많고 통증이 심하다는 것을 고려해 흡수력과 안정성에 가장 집중했다. 아이들을 위한 그의 노력은 뛰어난 품질로 이어졌다. 합리적인 가격과 좋은 성능은 출시7개월 만에 약 57만 개의 생리대를 기부하는 원동력이됐다.

한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이 대표는 산들산들을 전 세계에 유통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 델라웨어에 법인 설립을 마쳤고, 올해 하반기에는미국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에서 생리대를 판매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산들산들의 생리대 사진 제공 : 업드림코리아

▲산들산들의 생리대 파우치 사진 제공 : 업드림코리아

세상의 불평등함을 보고 얻은 이 대표의 깨달음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 그가 만든 물건에 사람들은 호응했고, 큰 사회적 가치가 창출됐다. 이렇듯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건을 기획하고 만들어온 이 대표에게는 한 가지 꿈이 있다.

“궁극적으로는 저희가 다루는 사회문제를 모두 해결하고 저희 회사가 없어지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목표입니다. 그렇게 회사가 없어지면 저도 좀 쉴 수 있겠죠(웃음).”

최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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