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화정> 코로나19 속 모순의 세계 (한성대신문, 556호)

    • 입력 2020-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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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0-05-24 01:32

코로나19가 인류를 위협한지도 5개월째. 위기 속에서 드러난 세상은 모순으로 가득하다.

세계 전역의 ‘봉쇄(lockdown)’, ‘폐쇄(shutdown)’의 물결은 바이러스의 확산속도를 늦출 수 있었지만, 그만큼 경제 침체가 빨라졌다. 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많은 사람이 생계에 타격을 입었지만, 덕 분에 깨끗해진 대기질은 환경 생태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선진’국이라 불리며 앞서 나가던 나라들이 Emerging 또는 Developing으로 불리는 한국의 체계를 본받는 데 한창이다. 대학 교육 역시 온라인 강좌와 소통을 통해 빠르고 성숙하게 대응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교육과의 차별성, 동질성 등 풀어야 할 문제 역시 커지고 있다.

경제는 디플레이션과 하이퍼인플레이션이라는 극단 사이에서 줄다리기 중이다.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졌지만, 금, 코인 등의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미국 등 각국 정부가 ‘헬리콥터 살포’라고 할 정도로 화폐를 찍어대고 있지만, 경제가 돌지 않으면 아무리 돈을 많이 풀어도 소용없다. 생산과 소비가 위축되면 ‘화폐승수’라 불리는 돈의 회전속도가 줄어들어 신용의 규모가 위축되기 때문이다.

IT, 통신, 모바일 강국인 한국은 경제에서도 모범국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민간의 효율성과 탄력성을 공공이 배려하고 흡수하면서 교육, 쇼핑, 식사, 엔터테인먼트 등 대부분의 필수 활동이 ‘집콕’, 또는 ‘언택트’로 가능해졌다.

모순의 시대에도 분명한 건 있다. 치료제, 백신, 집단면역, 바이러스 자체의 변이 등 어떠한 식이 든 코로나 자체의 위기는 앞으로 2년 이상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해결책 중 가장 오래 걸리는 백신 역시 늦어도 내년이면 개발될 것이다. 세계 무역의 위축은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경제의 위기다. 하지만 투명성, 민주성, 신뢰성이라는 국제적 평판은 제조업이 강한 한국경제의 호기다. 전세계에서 가장 짜임새 있는 제조업 기반을 가진 한국이 중국과의 격차를 넓히고, 일본을 넘어설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위기 이후에도 민간의 탄력성과 효율성을 공공이 잘 흡수할 수 있다면 말이다.

김동하(융복합교양교육과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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