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극악무도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사람들은 ‘인간도 아니다’라는 말을 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은 ‘인간’으로서 존재하기 위해 ‘도덕심’, ‘수치심’, ‘타인을 사랑하는 마음’ 등과 같은 인간다운 감정을 가져야한다. 이러한 감정이 부재할 때, 인간은 더 이상 ‘인간’일 수 없다.
위와 같이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은 인문학의 시발점이다. 인문학은 우리 삶의 근간이지만, 우리는 ‘인문학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선뜻 대답하지 못한다. 인문학은 사람들에게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네이버웹툰 ‘윈터우즈’는 연애물이라는 장르에 인문학적 요소를 녹여낸다. 따라서 독자들은 웹툰을 보면서 쉽게 인문학에 다가간다.
웹툰의 주인공은 시체를 엮어 만든 인간형상을 한 괴물이다. 연금술사는 수많은 실험을 거쳐 이 괴물에게 ‘감정을 담을 수 있는 마음’을 불어넣는다. 수세기가 흐르고, 독일의 과학자들은 ‘괴물이 인간의 감정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실험을 진행한다. 이를 위해, 그들은 동화작가 제인과 같이 살게 한다. 괴물의 마음속에는 감정이 없었다. 하지만 괴물은 감정표현이 다채롭고 다정한 그녀를 보면서, 자신의 마음속에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간다. 제인은 이 괴물에게 ‘윈터우즈’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윈터우즈는 자신을 인간처럼 대해주는 그녀에게 사랑에 빠진다. 그녀 또한 자신에게 걱정해주고 보살펴주는 그녀에게 애틋한 감정을 가진다.
윈터우즈는 ‘인간’의 조건을 갖춰간다. 그는 타인을 사랑하고 걱정하며, 누군가 자신의 옷을 벗기려고 할 때 수치심을 느낀다. 동시에 그는 감정이 생기면서, 살을 꿰맨 상처 또한 아물기 시작한다. 또한 작가는 작화를 통해 이 변화를 드러낸다. 작가는 그가 감정이 없었을 때는 그를 창백한 좀비처럼 묘사한다. 하지만 윈터우즈가 감정을 쌓아가면서, 그의 몸과 얼굴을 그리는 방식이 변한다. 그의 얼굴을 가득 채웠던 다크써클은 없어지고 얼굴에는 생기가 돈다.
하지만 독자들은 여전히 찝찝하다. 왜냐하면 독자들은 ‘윈터우즈는 인간인가’에 대해서 답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윈터우즈는 태어난 것이 아니라 만들어 졌다. 끔찍하게도, 그의 몸과 얼굴은 각기 다른 사람의 팔, 다리, 몸통, 얼굴이다. 현대 사회의 공장에서 인간이 인형을 조립하듯이, 연금술사는 윈터우즈를 조립했다. 따라서 독자들은 생각한다. ‘이 인형에 감정이 깃든다고 해서 인간이 될까?’
독자들이 이러한 생각을 할 때, 그들은 인문학에 한 발자국 다가선다. 동화를 쓰기 위해 흥미로운 소재를 찾는 제인, 사랑을 하고 싶어 하는 윈터우즈가 만나면서 그리는 사랑 이야기 속에는 인문학이 녹아있다. 이 과정에서 독자들은 웹툰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문학적 사유를 한다. 쉬운 인문학, 이 속에 녹아있다.
유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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