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과 프로그램은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성취감을 얻어낼 수 있다는 면에서 가치 있는 활동이다. 그러나 최근 본교의 비교과 프로그램은 본질을 잃은 지 오래다. 현재 대부분의 비교과 프로그램이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체제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온라인 활동이 늘어나면서 학생이 강의를 제대로 수강했는지 확인이 어렵다는 것이다. 실시간 화상 강의는 캠을 켜지 않아도 되고 녹화 강의는 재생 버튼만 눌러 놓으면 출석이 인정된다. 그럼에도 학생의 강의 숙지 여부에 대한 확인 없이 비교과 포인트(이하 포인트)가 지급된다.
학술 소모임 등 학과 활동이나 동아리도 활동 여부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공연 관련 활동은 무대는커녕 연습조차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점수의 비교과 포인트가 지급된다.
일부 학생은 현 상황이 별다른 노력 없이 포인트를 모을 기회라 생각한다. 학내 커뮤니티에는 학술 소모임 추천 사유로 ‘쉽게 포인트를 챙길 수 있다는 점’이 언급되기도 한다.
물론 비대면 상황에도 비교과 프로그램에 성실히 임하는 이들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활동 유무를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포인트가 동일하게 지급되는 상황은 다소 불공정해 보인다.
포인트의 본질을 되찾고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대책이 요구된다. 비교과 프로그램을 이수한 과정이나 결과에 따라 포인트를 차등 지급해야 한다. 당연히 제대로 강의를 수강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안과, 동아리나 소모임 등의 활동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점검하는 기준도 필요하다.
하지만 제도적 기준이 마련되더라도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학생들의 인식 개선이 우선이다. 학생들이 양심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제도는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노력 없이 성과만 바라기보다는 성실한 참여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비교과 프로그램’의 본질을 되살리는 방법이 아닐까.
김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