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꿀을 얼려 짜먹는 ‘꿀젤리’ 먹방 콘텐츠가 각종 SNS에서 인기다. SNS 속 사람들은 500ml 병에 담긴 노란 꿀젤리를 4~5병씩 쭉쭉 짜먹는다. 끈적하고 줄줄 흘러내리던 꿀이 어떻게 쫀득한 식감으로 변했을까? 또, 꿀을 많이 먹으면 건강에 이상이 생기지 않을까? 꿀이 꿀젤리로 변하는 원리와 그 성분에 대해 알아보자.
얼지 않아 탄생한 꿀젤리
꿀젤리는 꿀의 어는점이 낮다는 특징을 이용해 만들어진다. 어는점이란 액체인 물질이 고체로 상태변화하는 온도를 말한다. 하나의 분자로 이뤄진 순물질은 어는점이 일정하다. 하지만 꿀처럼 다양한 물질이 섞인 혼합물은 어는점이 일정하지 않다. 이는 물질의 조성이 어는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강영종(한양대학교 화학과) 교수는 “용매*에 섞인 용질**의 양에 따라 어는점이 결정된다. 순수한 물질에 다른 용질을 넣을수록 어는점은 내려간다”고 설명했다.
꿀에는 당분과 물, 아미노산, 미네랄, 비타민 등 여러 물질이 섞여있다. 용매인 물에 당분과 기타 성분이 녹아있는 형태다. 꿀의 함량을 보면, 당분이 70% 이상, 물은 18% 가량을 차지한다. 용질인 당분의 양이 많아 꿀은 쫀득한 형태로 남게 된다. 한상미(국립농업과학원 양봉생태과) 연구원은 “꿀은 당도가 높고 점액질로 돼 있어 얼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꿀은 아무리 낮은 온도에서도 완전히 얼어붙지 않는다. 영하 20℃에 꿀을 보관할 경우, 꽁꽁 얼어붙은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 매우 느리게 흐르고 있는 것이다.
영양 넘치는 꿀 속 당분
그렇다면 꿀은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꿀의 70%를 차지하는 ‘당분’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꿀의 당분은 포도당(25~36%), 과당(36~45%), 설탕 및 덱스트린(2~3%)으로 구성된다. 이 중 포도당과 과당은 단당류다. 단당류는 더 이상 분해되지 않는 가장 작은 탄수화물이라 추가 분해과정 없이 우리 몸에 바로 흡수된다. 소화가 필요하지 않다는 말이다. 그래서 꿀을 섭취하면 빠른 에너지 공급이 가능하다. 한정아(상명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꿀은 피로회복에 효과적이고 뇌 활동도 촉진시킨다”고 설명했다.
또한, 꿀 당분의 대부분이 탄수화물인 포도당과 과당으로 이뤄져 있어, 적은 양으로 고열량이 만들어진다. 실제로 쌀밥 10g에서 약 2.9g의 탄수화물과 12.9kcal의 열량을 얻을 수 있지만, 꿀은 10g으로 약 8.2g의 탄수화물과 30kcal의 열량을 얻을 수 있다.
대표적인 단순당인 설탕과 비교했을 때, 꿀은 혈당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는 특징도 있다. 꿀의 혈당지수는 55지만, 설탕은 68이다. 혈당지수가 낮을수록 당을 섭취했을 때 당수치가 느리게 상승해 인슐린 분비가 줄어 체지방 축적이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이외에도 꿀에는 비타민, 미네랄, 아미노산 등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이 들어 있다. 이는 꿀의 10%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적은 양으로도 면역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편, 아무리 몸에 좋은 꿀이라도 과유불급이다. 한 교수는 “꿀과 같이 빨리 흡수되는 당류가 포함된 식품을 과잉 섭취하면 열량과다로 인한 체중증가 외 혈당 유지 기능이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하루에 꿀차 1~2잔이 적당하다”고 당부했다.
* 용매 : 용질을 녹여 용액을 만드는 물질
** 용질 : 용매에 녹아 있는 물질
김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