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人> 꿈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 ‘상상부기 디자이너’ 최현아 학생 (한성대신문, 571호)

    • 입력 2021-10-2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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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1-10-25 00:01

“상상관이 지어질 무렵, 공사를 진행하다가 땅속에서 커다란 알이 발견됐어요. 놀란 사람들은 그 알을 소중히 보관했죠. 그러던 어느 날, 알에서 등껍질 가방을 멘 거북이가 태어났어요. 그 후, ‘공식 캐릭터 전형’을 열심히 공부해 본교에 20학번으로 입학한 거북이는 한성인 돕기를 좋아하는 상상부기에요.” 당신은 이 상상부기 캐릭터를 만든 디자이너가 본교 재학생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작고 귀여운 상상부기의 제작자, 최현아(ICT 4) 학생을 만났다.

끝없이 도전하다 보면

언젠가는 성공에 가까워질 거예요

처음부터 캐릭터 디자이너가 그녀의 꿈은 아니었다. 최 씨는 대학에 막 들어왔을 때만 해도 만화가가 되고 싶었고, 만화 중앙동아리인 ‘매나니로’에 가입해 활동하기도 했다. 우연히 지인을 통해 타 학교의 공식 캐릭터를 접한 후, 대학 굿즈에 대한 갈망이 생겼다. 당시 우리 학교에는 공식 캐릭터나 마스코트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가 마스코트 제작을 위해 열린 본교 공모전에 도전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최 씨는 캐릭터를 제작하면서 ‘성북이’, ‘상상북이’, ‘한성이’ 등 다양한 후보 중에서 고뇌했다. 캐릭터의 이름이 더 귀여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그녀는 ‘상상북이’를 소리 나는 대로 적어 ‘상상부기’라는 명칭을 만들어냈다.

이름을 짓는 과정부터 고민의 연속이었는데, 디자인이라고 순탄했을 리 없다. 최 씨는 캐릭터에 본교의 상징을 담아내고자 노력했다. 학교 상징 동물부터 교표나 교목까지 관련한 모든 자료를 조사했고 소나무와 거북이, 다양한 교표 사이에서 그녀의 선택을 받은 건 거북이었다.

“캐릭터에 학교가 강조하는 상상력을 담아내기 위해 여러 차례 고민했죠. 상상부기 등껍질을 가방으로 묘사했고, 그가 상상하는 모든 것을 등껍질에서 꺼내 쓸 수 있게 설정했어요. 마치 도라에몽 주머니처럼요.”

▲캐릭터 디자인을 위해 작업하는 과정



기대를 가득 안고 참여했던 공모전이지만, 준비 과정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학업과 공모전 작업을 병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최 씨는 공모전 기간에 과제 마감이 자주 겹쳤고 시간을 관리하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다고 전했다.

“실제로 공모전과 과제 마감이 자주 겹쳤어요. 시간 관리하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그래도 노력했어요. 우선순위를 정해서 하나씩 도전했죠.”

대상의 영예를 얻은 후에도 그녀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상상부기가 마스코트로 선정되고 불과 1년 뒤, 상상부기와 함께 우리 대학을 홍보하기 위한 ‘상상부기 프렌즈 캐릭터 공모전(이하 프렌즈 공모전)’이 열린 것이다. 최 씨는 또 다시 어떤 캐릭터를 만들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그녀는 본교의 상징 동물인 거북이를 모티브로 상상부기를 만들었으니, 학교 주변 동물들로 친구들을 만들기도 했다. 당시 학교 주변에는 학내 구성원의 관심을 받던 고양이들과, 꼬꼬와 꾸꾸라는 닭들이 있었다.

“캐릭터를 디자인할 당시 이야기를 상상해서 구성해봤어요. 상상부기가 학교 정문을 지나가던 중 학교 주변에 살고 있던 한성냥이를 마주쳐요. 한성냥이는 상상부기가 자신의 집사가 되길 원했고, 상상부기에게 말을 걸어요. 하지만 상상부기는 한성냥이에게 친구가 되자고 한 거죠. 그리고 평소 상상부기는 가방에 상추를 넣어두고 배고플 때 꺼내 먹는데 상상력이 담겨 있는 가방에 상추가 있어서 귀여운 캐릭터인 상찌가 만들어졌어요.”

최 씨는 이미 상상부기로 공모전 대상을 수상했기에, 프렌즈 공모전에는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또 다시 그녀의 캐릭터가 채택됐다.

“프렌즈 공모전에 올라온 캐릭터 후보들의 완성도가 높아 이번 공모전에서는 수상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다행히 많은 학내구성원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게도 프렌즈 공모전에서 수상할 수 있었어요.”

▲상상부기와 프렌즈 캐릭터 [사진 출처 : 한성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현재 상상부기와 프렌즈 캐릭터들은 본교의 공식 마스코트로서 톡톡히 활약하고 있다. 많은 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해 다양한 굿즈부터 카카오톡(이하 카톡) 이모티콘까지 제작됐다.

“직접 디자인한 캐릭터가 키링, 노트, 인형 그리고 카톡 이모티콘까지 널리 활용되고 있어서 뿌듯해요. 캐릭터들을 귀엽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최 씨는 굿즈와 이모티콘 제작에도 참여했으며, 본교 공식 인스타그램에 발행되는 카드뉴스 제작 과정에도 힘을 쏟았다. 그녀는 단순히 그래픽 디자인 참여에서 그치지 않고, 카드뉴스 아이템 기획, 내용구상, 디자인 작업에 참여했다.

“홍보팀에서 기획 단계부터 참여하는 게 어떠냐는 권유를 받았어요. 그래서 카드뉴스를 발행할 당시 어떤 주제로 내용을 구상할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보는 사람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지 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죠.”

▲현재 판매 중인 상상부기 굿즈 시리즈 [사진 제공 : 최현아]

경험이 없던 이모티콘 제작 과정에서는 난관에 봉착하기도 했다. 일반 굿즈 제작과 달리 이모티콘은 움직임을 표현해야 했기 때문이다. 1개의 이모티콘을 만들기 위해서는 20개가 넘는 프레임을 그려야 한다. 움직임 없는 여러 장면을 겹친 후 재생하면 대상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원리다.

“학생들이 잘 쓰고 있다는 말을 듣는 지금은 그 시기가 뿌듯하게 느껴지지만, 당시에는 어려움이 많았어요. 예컨대, 이모티콘 작업 후반에 수정 요청이 들어오는 경우가 있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 각각의 프레임을 한 장씩 수정해야 했죠. 또, 색상을 교체해 달라는 요청 사항이 가장 힘들었어요. 그동안 했던 모든 작업물의 색상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에요. 그래도 완성해 반응을 살피면 힘들었던 시간을 보상받는 것 같아요.”

그녀는 두 번의 공모전 수상 경험을 발판 삼아, 교외 공모전에도 도전했다. 서울 메트로에서 진행한 ‘9호선 지하철 캐릭터’와 한 보험사가 주최한 ‘기업 SNS 홍보 캐릭터’ 공모전이다. 비록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최 씨는 결과에 연연하지 않았고 실패도 하나의 경험이라 여겼다.

“본교에서 진행했던 두 번의 공모전에서 얻은 용기로 ‘캐릭터 디자이너’라는 목표가 확고해졌어요.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기로 마음먹었죠. 교외 공모전은 주제나 기업에 대한 배경지식 부족이 수상하지 못한 원인이지 않을까 싶어요. 비록 좋은 성적을 얻지는 못했지만, 실패를 통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만화가’라는 꿈에서 ‘캐릭터 디자이너’로 변경한 그녀의 도전은 앞으로도 이어질 예정이다. 실패를 겪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하는 최 씨는 더욱더 단단해지고 있다.

“만화 제작, 패키지 디자인, 서양화 등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면서 여기저기 찔러보기만 하고 한 가지를 끈기 있게 하지 못해 괴로웠어요.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여러 가지를 도전했기 때문에 서로 다른 분야를 엮어 또 다른 분야로 진출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모두 책상에 앉아 고민만 하는 것보단 밖으로 눈을 돌려 함께 여러 경험을 쌓는 건 어떨까요.”

조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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