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화정> 방구석 온라인 수업 너머 더 넓은 세계를 향해 (한성대신문, 573호)

    • 입력 2021-12-0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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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1-12-06 00:01

대학에 몸담고 나서 부쩍 청년문제에 관심이 커진다. 2년째 이어지는 비대면 상황에서 우울감을 느끼는 청년들이 많다는 뉴스를 들으면 한 귀로 흘려들을 수 없다. 우리 학생들에게 무엇을 좀 더 경험하게 하면 좋을까 고민한 끝에 역발상 전략을 택했다. ‘학생들에게 시공간을 초월하여 세계와 연결되도록 해주자!’

팬데믹 상황에 적응하면서 이제는 온라인 컨퍼런스가 익숙해지고, 해외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출장을 가지 않고도 일 처리가 가능해졌다. 오히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으니 더 활발한 교류가 일어나고 있다. 이렇듯 변화된 상황을 반영하여 2021년 1학기, 2학기 국제개발협력 교양과목을 가르치면서 몇 가지 재미있는 도전을 해보았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각지에 있는 개발협력 전문가를 초청하였다. 덴마크 코펜하겐 경영대학원에서 공부하는 개발금융 전문가로부터 혁신적 개발협력에 대해 배웠다. 워싱턴의 아쇼카재단에서 일하는 애널리스트는 체류 중인 하와이에서 소셜임팩트와 개발협력에 대해 알려주었다. 덴마크의 동트는 새벽녘 풍경과 하와이의 노을 풍경을 웹엑스 창 너머로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또한 수업을 듣는 전체 학생들은 캄보디아의 꼬마도서관을 돕는 비대면 봉사 활동을 하였다. ‘아름다운 배움’이라는 단체를 통해 프놈펜의 보육원과 시골 학교의 소외된 아이들을 위한 영어 동화책을 보내고 한글, 전통문화, 기초과학, 세계시민교육 등 교육영상을 제작하였다. 꼬마도서관을 운영하는 캄보디아 대학생들이 온라인 실시간 수업에 참여하여 현지 상황을 전해주고 봉사활동 중간, 최종 결과물을 함께 검토하여 활용도를 높였다. 방구석 온라인 수업이었기에 오히려 랜선을 넘어 아시아, 미국, 유럽으로 뻗어나갈 수 있었다.

캄보디아의 대학생들은 스스로를 ‘영제너레이션’이라 불렀다. 킬링필드의 역사적 아픔을 딛고 빈곤의 굴레를 벗어나 모두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진심을 다해 노력하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훨씬 풍요로운 환경에 있는 한국의 대학생들은 치열한 경쟁과 막연한 불안감에 어깨가 더 움츠러들어 있다.

한성대학교 학생들이 글로벌 사회를 향해 당당하게 전진하기를, 나만을 위한 경쟁이 아니라 모두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도전하기를 바란다. BTS가 UN총회 회의장에서 뮤직비디오를 찍고, 오징어게임 배우들이 미국 TV에서 한국어로 인터뷰하는 시대가 아닌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한성인들이 세계를 누비며 비상하기를 기대한다. 청춘, 한계는 없다.

김은주(사회과학부 법&정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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