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자의 정치사전> ‘2인자’의 자격, 국회의장 (한성대신문, 517호)

    • 입력 2016-10-11 13:46

※국회의장
국회의장은 헌법에 의하여 선출되는 입법부의 수장이다. 국회의장은 국회법 제10조에 따라 국회를 대표하고 의사를 정리하며, 질서를 유지하고 사무를 감독한다. 국회의장의 임기는 2년이며 국회 재적의원의 과반수의 투표로 선출된다. 국회의장은 중립성을 위하여 당적을 가지지 않음을 특징으로 하며, 국회에 막강한 권한을 가진다.

대한민국의 공식 의전서열을 따지자면, 1순위가 대통령이며 국회의장이 곧장 그 뒤를 잇고 있다. 말하자면 국회의장은 삼권분립의 요소 중 하나인 입법부의 수장으로서, 대한민국의 공식적인 ‘2인자인 것이다. 국회의장은 입법과정에서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기 때문에 논란의 대상이 되기 쉽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 역시 직권상정으로 물의를 빚은 바가 있으며, 최근 정세균 국회의장의 행보가 문제가 되어 새누리당이 국정감사를 보이콧하고 이정현 대표가 여당 대표 최초로 단식투쟁에 들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2인자가 되는 것은 생각 외로 상당한 제약이 뒤따른다. 일단 무조건 국회의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선출되어야 하며, 다른 국회의원들은 가능한 국무위원과 같은 겸직이 엄격하게 금지된다. 또한 국회 내의 위원회에는 출석할 수 있으나 표결할 권한은 주어지지 않는다. 국회의장은 특히 여당이든 야당이든 어떠한 당적을 가지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특히 당적을 가지지 않는 것은 의장의 정치적인 중립성을 위한 것으로, 이 때문에 정세균 의장이 더불어민주당의 편을 드는 듯한 발언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렇듯 여러 가지 제약이 있지만, 국회의장은 권한은 상당히 막강하다. ‘국회대표권’, ‘의사정리권’, ‘질서유지권’, ‘사무감독권이 바로 그것이다.
국회대표권이란 대내외적으로 대한민국 국회를 대표하여 자국의 국회를 관리·감독하고, 외국의 입법부와 외교·교류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 또한 국회의장은 국회 내의 모든 의사일정을 정할 수 있는 의사정리권도 가지고 있다. 이는 본회라도 예외가 아니라서 만일 의장이 본회의 개회를 거부하면 국회의 기능은 사실상 정지한다. 더불어 의사정리권 중 특정 법안을 해당 상임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본회의로 올리는 직권상정은 의회정치의 와일드카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국회의장은 질서유지권으로 국회의원들에게 경고·퇴장 등의 회의장 내 질서유지 행위를 수행할 수 있으며, 장관급 인사를 포함한 국회 내 인사들을 마음대로 조율할 수 있는 사무감독권을 가지기도 한다.
국회는 대의민주제의 꽃이라고 불리는 민주정치의 핵심기관이다.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뿌리가 필요하듯이, 국회의장 역시 꽃봉오리가 아닌 뿌리로서 겸허하게 국회를 이끌어 가야할 것이다.

이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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