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인사이트> '너'가 시들어버린 '나'만의 거리 (한성대신문, 517호)

    • 입력 2016-10-11 17:43
네이버 웹툰 '네가 없는 세상', 출처:네이버웹툰
만약 세상에 가 없다면 어떨까?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될 것이다. 오직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면 되기 때문이다. ‘의 공존을 위해 우리가 어렸을 적부터 교육받아왔던 배려, 규칙, 예의 등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가족의 생계를 위해 직장을 다니던 사람들은 모두 직장을 버리고 자신만을 위해 살려고 할 것이며, 친구를 포함한 모든 인간관계는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주변에서 어떤 문제가 생기든, 자신에게 피해만 없다면 어차피 남의 사정일 뿐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시니·혀노 작가의 네가 없는 세상은 모두가 남의 사정이라고 생각하고 외면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보여준다. 어느 날 세상엔 강력한 전염성을 가진 바이러스가 퍼진다. 이 바이러스는 사람의 뇌에 침입하여 에 대한 개념을 지워버린다. 자신 외에 다른 모든 사람, 가족과 친구조차도 그저 이 되는 것이다. 때문에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자신의 학업과 직업 등도 버리고, 현재 자신의 욕구를 채우는 것을 1순위로 여기게 된다. 이로 인하여 길거리에선 대낮에도 살인, 강도, 강간 등의 범죄가 행해지고, 이를 규제할 경찰조차 없어 병이 확산될수록 사회의 전반적인 시스템이 파괴된다.
같은 학교 친구를 때려눕힌 교선과,이를 남겨둔 채 떠나는 창익과 철수. 출처 : 네이버웹툰
그러한 상황 속에서 주인공 김창익과 그의 친구들은 무법지대가 된 바깥 상황과 전염에 대한 공포로 인해, 한 집에서 공동체 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한정된 자원과 전염에 대한 공포라는 생존의 위협 속에서 ’, ‘우리였던 친구 관계가 무너져간다. 그리고 한 때는 친구였던 공동체에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만이 남았을 때, 이를 지켜보던 김창익은 밖으로 뛰쳐나온다. 그리고 이전과는 달라진 세상을 보게 된다. 백신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감염자들과 비감염자들이 공존하며 사회 시스템을 재건해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이로 인하여 김창익은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이 이기적으로 바뀐 것이 아니라, 타인을 존중하지 않던 원래의 모습이 드러난 것임을 깨닫는다.
무법지로 변해버린 세상. 길거리에 사람들이 쓰러져 있고, 사고가 난 차들이 버려져 있다. 출처 : 네이버웹툰
사실 우리는 단 한번도 혼자서세상을 살아간 적이 없다. ‘라는 존재는 항상 수많은 들과 함께해왔으며, ‘또한 누군가에게는 로서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동안 이를 잊고 살아가며, ‘외에는 모두 이 돼가고 있다. 타인의 아픔, 혹은 사회적 문제를 접하더라도 그저 흘려 넘기는 반면, 자신의 이익과 관련된 문제는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미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는 남의 일이 아니며, 우리는 그 표본이다.
언 땅에서 꽃이 자라지 못하듯이,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로 냉혹해진 사회에서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생길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의 말만큼은 아니더라도 다른 이들을 포용하고, 다른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금이야말로 자신만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던 걸음을 잠시 멈추고, 주변을 둘러봐야 할 시점이다.

유은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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