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명상, 당신의 내면을 검색하세요! (한성대신문, 519호)

    • 입력 2016-11-28 10:11

최근 많은 기업들이 사내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구글의 명상 사랑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구글의 엔지니어 차드 멍 탄(Chade-Meng Tan) 씨는 2007년부터 내면검색(Search Inside Yourself)’이라는 명상 프로그램을 만들어 직원들에게 소개했다. 비단 구글뿐만 아니라, 인텔, 페이스북, 나이키 등 세계적인 기업들도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 SK, 엔씨소프트, 네이버, LG 등 유수의 기업들이 명상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열었다. 명상이 기업들 사이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명상, 나와 친해지는 고요의 시간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구글 캠퍼스에는 매달 둘째주 화요일에 명상하는 창업자들의 모임인 'G-pause'가 열린다. 이 모임은 나의 성공만이 아니라 우리의 성장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기 위한 모임으로 작년 7월부터 시작했다. 이 모임에서 명상을 지도하고 있는 유정은(한국내면검색연구소) 소장에게 기업들이 명상을 도입하고 있는 이유를 물어보았다. 그녀는 개인의 생산성과 창의성은 조직 내의 정서적 안정성에 기인한다고 말한다. 특히 치열한 경쟁 속에 살고 있는 직장인들이 명상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넓히고, 나아가 조직 전체에 긍정적인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유 소장은 대학생들도 나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질문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내면검색은 나한테 솔직해 지는 것입니다. 요즘 20대들은 SNS를 통해 자신을 잘 표현합니다. 하지만 SNS를 통해 드러난 모습이 진짜 내 모습인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잠시라도 휴대폰을 내려놓고, 고요히 앉아서 나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지시기를 바랍니다.” 10대의 나와 20대의 내가 다르듯이 라는 존재는 끊임없이 변한다. 따라서 나를 찾는 긴 과정 속에서 점차 더 스스로를 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유 소장이 말하는 명상은 나 아닌 다른 완벽한 누군가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과 친해지는 시간임을 강조한다.
 
나에게 명상이 필요할까?
일상생활에서 명상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다이어트를 하는 것처럼 시간과 에너지가 들기 때문이다. 세상에 즐겁고 재미난 일들이 가득인데 명상과 같은 따분한 일에 꼭 시간을 써야 하는 것일까? 운동이 스스로 필요한 사람의 선택인 것처럼, 명상도 자신에 삶에 대해서 불만족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굳이 할 필요는 없다. 명상이라는 낯선 세계의 문을 두드리게 되는 이유는 인간에게 내재된 본원적인 불만족을 체험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불만족을 키우는 원인은 자기 자신에게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가 경험하는 대상에 우리는 좋다, 나쁘다, 그저 그렇다라는 이름표를 붙인다. 그리고 나에게 좋은 것들은 움켜쥐고 놓치지 않으려고 애쓴다. 반대로 나에게 나쁜 것들로부터 끝없이 달아나려고 한다. 그 사이 그저 그런 대상은 지루한 것으로 치부하고 무시해버린다. 이렇게 수없이 반복되는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며, ‘나는 왜 이렇게 감정 기복이 심한 것일까?’라는 절망 또는 죄의식이 생긴다. 그것은 나의 느낌, 생각, 감정을 통제하려는 순간에 발생한다.
명상센터 명상의 집 자애에서 명상수행을 하고 있는 방재현(서울 강동구, 28) 씨의 경우에는 학부 졸업 직전에 느꼈던 불안감이 그를 명상으로 이끌었다. ‘홍익학당의 수련모임에 참가하고 있는 이재중(국립암센터, 34) 씨는 어떻게 하면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살 수 있을지 궁금했다고 말한다. 이 두 사람 모두 삶에서 마주한 의문으로부터 명상의 세계로의 초대장을 받은 것이다.





"여기 침묵의 그늘에서 그대를 맑히라.
이 부드러운 바람결에 그대 향기를 실으라.
그대 아름다운 강물로 흐르라.
오 그대 안 저 불멸의 달을 보라."

명상의 방법론 : 끊임없는 알아차림
명상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 위에는 잘못된 이미지가 덧씌워져 있다. 명상을 요가와 같은 심신이완법으로 생각하거나, 황홀경을 느끼거나 신비스러운 종교적 체험을 추구한다는 생각이 그 대표적인 오해다. 명상은 생각 버리기통제하기가 아니다. 우리는 원하는 모든 것을 얻고, 그것들을 통제하면서 사는 것이 행복하다고 바라본다. 그렇게 나 자신도 통제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다. 그러나 통제는 필연적으로 vs 라는 대결 구도를 만든다. 그 투쟁의 승리자도 이고, 패배자도 이다.
명상의 집 자애에서 강좌를 운영하고 있는 명상지도자 전현자 씨는 우리가 과연 수감자들 보다 자유로운지 생각해볼 일이라고 묻는다. 그녀가 지도하는 명상은 끊임없이 알아차리는 방법이다. 진정으로 자유로워지려면 지금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정확하게 보아야 한다. 바라볼 수 있다면 변화는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억지로 통제하거나 자신과 싸울 필요가 없어진다. 명상은 개인이 느끼는 감정·생각·느낌·오감들을 인정하되 그것에 좌우되지 않는 방법을 가르친다. 될대로 되라는 식의 현실도피는 아니다. 평범한 삶 속에서 완전히 새로운 관점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명상을 통해 자신에 대한 이해가 깊어 갈수록 사고가 더 유연해지고, 자비로워진다. 나 자신 안에 있는 인간적 약점들과 욕망들을 이해할 수 있기에, 나와 동등한 개인인 타인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나를 포함해 변화해가는 모든 것들 속에서 세상을 새롭게 인식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바로 명상이다.

나 혼자 잘사는 것이 아닌 자명함의 실천
명상의 궁극적 목적은 혼자만의 행복을 추구하거나, 도를 깨우친 산 속 도인이 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명상을 깊게 하다보면, 내면의 도덕성을 느끼게 된다. 교과서 속 도덕이 아닌. 스스로 내면에서 관찰했기에 참임을 알 수 있는 도덕성이다. ‘홍익학당의 윤홍식 대표는 그것을 자명함또는 양심이라고 부른다. 도덕성의 이름이야 무엇이 되었든 그 양심의 실천을 성실하게 해나가는 것이 진정한 명상수행이라고 윤 대표는 말한다.
명상에서 얻은 안목의 변화는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 명상가였던 스티브 잡스가 IT업계의 영웅이자, 세상을 바꾼 혁신가가 된 것처럼 말이다. 물론 명상이 모두를 성공하게 하거나, 부자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삶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한다. 단지 하나의 열쇠를 쥐어줄 뿐이다. 그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창의력이라는 열쇠이다. 물론 이것들은 다 지면상의 글일 뿐이다. 명상이 해볼만한지 알 수 있는 방법은 한 가지 뿐이다. 올바른 방법을 배워 직접 해보는 것. 독자들 스스로가 직접 체험해보길 권한다.

김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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