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의 정의가 다르겠지만, 학술적 의미에서 교양이란 ‘인간다운 삶에 대한 식견과 태도’라고 정의된다. 그렇다면 ‘인간답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는 인간, 사회, 자연(우주)의 기원과 역사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학습을 통해서만 답변 가능한 물음이다. 이러한 지식은 본질상 지식 자체로 머물러 있지 않으며, 반드시 타자(타인과 자연을 모두 포괄하는 의미에서의)에 대한 올바른 태도와 실천으로 연결되기 마련이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교양교육이란 ‘인간, 사회, 자연, 예술에 대한 종합적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관과 가치관을 스스로 확립하는 데 기여하는 교육’이며 동시에 ‘모든 학생에게 요구되는 보편적·통합적 자유교육(Liberal Arts Education)’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여기서 교양교과목이 갖추어야 할 세 가지 본질이 도출되는데, 그것은 보편적 포괄성, 학술적 대표성, 전인교육이라는 기준이다. 본교의 교양교육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환류를 통해 이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하는 교양교과목들을 유지, 발굴하는 것이 요구된다.
아울러 교양수업에 대한 몇 가지 오해를 불식할 필요가 있다. 첫째, 전공과목을 쉽게 가르치면 교양수업이 된다는 해묵은 오해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쉬운 전공’이지 교양수업이 아니다. 교양수업은 보통 명사가 아니라 고유 명사이다. 고유의 목표와 방법론 및 평가체계를 갖춘 독자적인 학문 영역이다. 둘째, 취미나 실용기술을 가르치는 백화점이나 문화센터의 강좌들도 교양수업이 될 수 있다는 오해가 있다. 포토샵이나 엑셀을 잘한다고 해서 품격 있는 인간이 되는 것은 아니다. 대학 강의실 안에서보다 밖에서 더 잘 배울 수 있는 것은 대학의 교양수업이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 대학의 교양수업에서는 뭘 가르쳐야 하는가? 한 마디로 본교의 모든 학생이 갖춰야 하지만 전공교육을 통해서는 함양하기 어려운 능력, 즉 핵심역량을 기르는 수업이 돼야 한다. 이것이 바로 ‘상상력과 포용력을 갖춘 창의융합적 세계시민 육성’이라는 본교 교양교육의 목표가 지향하는 바이다. 이는 학생들이 갖춰야 할 핵심적인 능력이자 시대적 화두인 4C(창의력, 소통능력, 협업능력, 비판적 사고력) 교육의 한성대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고지는 분명히 정해졌다. 이에 도달하기 위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신영헌(상상력교양대학 기초교양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