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학송> ‘쉬는 날’ 된 국군의 날, 본질은 ‘휴식’ 아냐 (한성대신문, 603호)

    • 입력 2024-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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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4-09-30 00:00

10월 1일이 휴일로 전환되면서 연휴기간이 늘어났다. ‘국군의 날 임시공휴일 지정안’이 지난 3일 국무회의에 통과되면서 올해 국군의 날은 휴일로 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1956년 국가 기념일로 제정된 후 1976년부터 1990년까지 법정 공휴일로 운영되던 국군의 날이 34년 만에 다시금 휴일로 지정됐다. 대통령실은 국방의 중요성과 국군의 존재 가치를 조명함으로써 군의 사기를 진작하고, 국민 안보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국군의 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갑작스럽다. 국군의 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휴일이 하루 더 생겼다. 불가피하게 일정을 변경해야 한다. 실제로 계획에 없던 휴일이 하루 늘어나 학사일정 등을 조정하는 것이 불가피해져 불만을 토로하거나 정상 근무를 할 예정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임시공휴일 지정은 과거에도 진행됐다. 주로 징검다리 연휴를 이어주거나 주말에 공휴일이 지정됐을 경우 평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이는 모두 평일을 임시공휴일로 전환한 것으로, 국민의 휴식권 보장이 목적이었다.

이번에도 온통 ‘연휴’에만 관심이 쏠린다.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조치를 대부분의 국민들은 단순히 휴일이 하루 늘어난 것으로 인식한다. 국가기념일이 휴일로 전환된 이유에 대해서 생각하기보다는 개인의 사정을 우선시한다. 직장인은 휴일이 공짜로 생겼다고 좋아하기도 하고 일부 자영업자는 매출 하락을 걱정한다. 국군의 존재가치를 알리는 임시공휴일 전환 목적과는 상반되는 행태다.

국군의 날은 이전에 임시공휴일이 하루 늘어났던 것과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 국가기념일이 휴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국군의 날에는 국군의 위용 및 전투력을 국내·외에 과시하고, 시가행진 등 국군장병의 사기를 높이는 행사를 진행한다. 물론 개인의 사정도 중요하지만, 국가기념일이 갖는 의미가 간과돼서는 안 된다.

국군의 날도 국가기념일로서 제정 목적과 의의를 갖는다. 단순히 휴일로만 취급받는 것이 아닌, 휴일이 가진 진정한 의미를 알아야 한다. 그날이 갖는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야 비로소 국가기념일이 갖는 의의가 발현될 수 있을 테다.

지금도 20대 초반의 청년들이 몸과 시간을 바쳐 군 복무를 하고 있다. 국군의 날이 휴일로 전환됐지만, 북한의 지속되는 도발 등으로 인해 휴식을 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국가기념일, 즉 국군의 날이 갖는 의미를 재고하는 것이다. 군인에 대한 국민의 신뢰, 그것이 군 사기 진작의 시발점이다.

김유성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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