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협의회가 교수회 관련 학칙 개정 철회를 촉구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교수협의회는 『한성대학교 학칙』 제18장 교수회 학칙 개정이 교수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진행됐기 때문에 학칙 개정을 철회하라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반면 대학본부는 학칙 개정을 통해 교수회가 대표성을 확보하게 됐다는 점에서 해당 개정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교수협의회는 학칙 개정에 반대한다는 의미로 지난 10일까지 상상관, 연구관 등 교내 곳곳에 대자보를 게시했다. 대자보를 통해 교수협의회는 구체적으로 ‘교수회 성격 전환 시 전체 전임교원의 동의 필요’, ‘교수회 관련 학칙 개정 시 교수 대표기구의 동의 필요’, ‘자문기구로서의 교수회와 교수 대표기구로서의 교수회 분리’, ‘총장이 교수를 대표하는 장(長)이 되는 것에 대한 반대’ 등을 주장하고 있다.
개정된 학칙에 따르면 교수회는 전임교원을 대표하는 기구로 성격이 전환됐으며, 총장이 교수회의 의장이 된다. 개정 전 『한성대학교 학칙』에서 교수회는 전임교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총장이 소집해 대학의 주요사항을 심의하는 기구로만 규정했다. 지난 25일 학칙이 개정됨에 따라 ‘본 대학교에 학사에 관한 주요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전임교원을 대표하는 교수회를 둔다’와 ‘교수회는 총장이 소집하고 의장이 된다’는 조항 등이 추가됐다. 또한 기존에는 ‘대학의 주요사항을 심의한다’로 규정돼 있던 조항을 학사의 관리 및 운영, 교육, 연구 등을 심의한다고 구체화했다. 교수회는 전임교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재적인원 과반수가 출석했을 시 개회한다.
교수협의회는 학칙에서 규정하지 않는 교수들의 자치기구지만, 전임교원을 대표하는 기구로서의 기능을 수행해왔다. 과거 대학평의원회 평의원과 총장후보자선정위원회의 교수 대표를 선출하기도 했다. 현재 전체 교원의 70% 가량이 가입했다.
교수협의회 측은 학칙 개정을 통해 교수회의 성격을 ‘전임교원을 대표하는 기구’로 전환하는 것을 문제로 삼았다. 교수회의 성격을 전환하려면 전체 전임교원에게 취지를 설명하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전임교원을 대표하는 기구로 교수회의 성격을 전환하면서 총장이 교수회의 의장이 되는 것을 함께 지적했다. 교수를 대표하는 장(長)을 총장이 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귀옥(교수협의회) 회장은 “학칙 개정 전처럼 교수회가 총장의 자문기구라면 총장이 의장을 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전임교원을 대표하는 기구로서의 교수회 의장을 총장이 역임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면 교내의 주요사항을 심의하는 교무위원회 측은 교수회 학칙 개정이 총장에게 결정권이 집중된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개정을 통해 안건을 처리할 수 있는 명확한 규정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교수회 학칙 개정 후 학사, 교육 등 안건 처리와 관련한 내용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김진환 교무처장은 “교수회 학칙 개정을 통해 학사의 관리 및 운영에 관한 중요사항이나 교육 및 연구에 관한 중요사항을 심의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수협의회는 학칙 개정안에 대한 반대 의견과 관련한 피켓팅 등 단체활동은 계획한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현재 대학본부 측에 대화를 요청한 상태”라며 “아직까지 대학본부로부터 연락은 없다”고 밝혔다.
박석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