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외부인에 대한 공포감으로 행복기숙사 건설 반대
이런 사례가 처음은 아니다. 고려대는 2013년도에 학교 부지인 개운산 근린공원 내에 기숙사 신축 계획을 발표했으나, 지금까지 별다른 진척이 없다.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 구청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환경 훼손과 더불어 주민들이 체육 시설을 더 이상 이용할 수 없게 된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했다. 이에 고려대 측은 학교 내 체육 시설을 주민들에게도 개방하겠다고 했으나, 주민들은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응봉동 행복기숙사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기숙사 부지 인근 주민들도 ‘기숙사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행복기숙사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기숙사를 이용하는 학생 중 몇몇 몰지각한 학생들 때문에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 것’이라는 탄원서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성북구 주민들은 공사 시 발생하는 안전사고, 소음 발생 등의 문제와 기숙사가 개관한 뒤 생겨날 환경 문제, 유흥 문화 발달, 성폭행 우려 등의 이유를 들어 기숙사 조성을 반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박광표(성북구청 건축과) 담당자는 “동소문동보다 앞서 건축된 홍제동 행복기숙사에 직접 답사를 다녀왔다. 주민들이 우려하는 바를 해결하고, 그 외에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사전 검토하기 위해서였다. 검토한 내용을 바탕으로 방책도 마련했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성북구청은 주민들을 설득하고 대안을 마련하고자, 공청회와 간담회를 여러 차례 가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주민들은 참여하지 않았고, 참여한 주민들은 무조건 반대만을 외쳤다. 성북구청에서 대학 주거시설 건립 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고, 먼저 대학 주거시설을 건설한 곳에 답사를 가서 문제점을 살펴보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주민들은 줄곧 반대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민들은 왜 해결책에도 응하지 않고 반대를 하게 되었을까. 주민들이 외부인에 대한 공포감을 갖고 있는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주민의회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40,50대의 어른들이고, 이들 대부분이 자녀들을 키우고 있다. 이 와중에 외부인들이 일으키는 사회 문제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하다 보니, 주민들은 외부인을 달가워하지 않고 배척하려는 경향을 갖게 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은 “주민들이 외부인에 대한 공포감을 가질 수는 있으나, 대학생을 잠정적 범죄자로 보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며 “주민들이 갖고 있는 폐쇄적인 주민관을 없애려면, 대학생들에게도 주민회에 참여할 권한을 주어 대학생들이 외부인이 아니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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