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예술대 차등 등록금… 누구를 위한 특수성인가 (한성대신문, 528호)

    • 입력 2017-11-13 00:00

 최근 예술대학의 차등등록금 책정 근거와 체감 환원율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0월 11일, 홍익대 학교 미술대학 학생회장이 미술대학 전체 재학생 수에 맞춰 ‘2664배(拜)’를 끝마쳤다.
 이는 ‘긴급 학생총회 성사 기원’과 ‘미술대 학의 정당한 특수성 보장 요구안’ 수용 촉구를 위해 진행한 퍼포먼스다. 이에 따라타 예술대 학생들의 행동도 더욱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실제로 교육환경 개선을 원하는 전국 각지의 예술계열 단과대 학생회는 ‘예술대학생 등록금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꾸렸으 며, 현재 우리학교 예술대학을 비롯해 홍익 대학교 미술대학,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숙명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등 26개 단과대학이 가입돼있다. 또한 대책위가 지난 10월 23일 까지 한 달간 온라인을 통해 전국 예술대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 예대생 등록금 설문조사’에는 총 1만 162명이 참여하는 등예술대 등록금 환원율에 대한 관심이 연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 많던 예술대생 등록금은 누가 다 먹었을까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2017년 예체능계열 대학 등록금은 연평균 777만 3000원으로 인문사회계열 연평균 581만 1000원보다 196만 2000원 높다. 이처럼 예술계열의 등록금이 높게 산정되는 이유는 ‘계열 특수 성’ 때문이다. 대학들은 계열 특수성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서 실험 실습비와 기자재 구입비 등을 그 예로 들고 있다.
 하지만 대책위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교에 납부한 등록금이 교육 여건·실습 환경 등으로 학생에게 적합하게 환원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2.3%에 불과했다. 그 이유로는 ▲시설 노후 ▲장비 부족 ▲실습실 야간 이용 불가능 등을 꼽았다. 또한 ‘등록금 납부시 등록금 사용 내역에 대한 안내를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83.2%가 ‘안내를 받은 적이 없다’고 답변했고, ‘안내를 받았고 잘 알고 있다’는 답변은 0.6%에 불과했다.

비싼 등록금에 추가 비용, 늘어나는 부채
 학생들의 불만이 커진 이유 중 하나는 등록금 외에 전시비, 가스비, 특강비 등을 이유로 추가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더불어 학교 시설 및 공간 이용시 추가 비용을 받는 경우가 있고, 수업에 필요한 재료도 사비로 구입해야하니 금전 적인 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A 학생은 “학 업을 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고 그 돈을 벌기 위해서는 아르바이트를 해야 한다.
 아르바이트를 하면 학업에 투자 할 시간이 줄어들게 되고, 악순환이 계속된다. 이번 학기에는 한국장학재단에서 생활비 대출을 받아 재료비 및 기타 실습비에 사용했 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또한, 예술대 학생의 경우, 졸업 전시·공연을 준비하는데 추가 비용이 드는 것이 대다 수다. 학교에서 졸업작품비를 일부 지원하기도 하지만,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학생들의 주장이다.
 이번에 졸업작품을 준비한 B 학생은 “졸 업을 앞둔 현재, 빚이 벌써 1000만 원이다. 등록금을 내기도 빠듯한데 졸업준비금과 졸업작품 공동 작업비로 인해 빚이 200만 원이 더 늘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실제로 예술계열 전공자 1만 162명 중 34.8% 가 ‘등록금 혹은 추가 비용으로 인한 부채가 있다’고 답했으며, 이는 4년제 대학생 평균 29.9%보다 높은 수치다.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계속되는 투쟁
 대책위는 지난 10월 17일부터 예술계열 차등 등록금과 열악한 교육여건 해결을 위한 법안 서명을 받고 있다. 또한 후일, 이를 국민 청원으로 옮겨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등록금 산정 근거와 실험실습비 사용 내역을 요청하기 위해 정보공개청구 인단을 모집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책위 대표단은 “예술대 학생이 내는 등록금이 예술대 학생에게 환원되어 실기장비 및 시설 개선, 수업에 대한 금전적인 지원이 이루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책위에 가입한 본교 예술대학의 강필준(애니 4) 학생회장은 “학생들이 납부한 등록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 수 있도록 실험실습비 사용내역 공개를 대학 본부에 요청하는 중이고, 교육의 질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학교와 이야기 중”이라며 꾸준한 활동 의지를 밝혔다.

박금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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