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그 어려운 셀프 인테리어, 이게 되네! (한성대신문, 535호)

    • 입력 2018-06-04 00:00
 
 이른 아침, 눈을 비비고 일어나면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찢 어진 벽지와 칙칙한 방안에 제멋대로 놀고 있는 가구들……. 자취를 시작하기 전에 가지고 있던 ‘마이홈’에 대한 환상은 무너진 지 오래고, 남아있는 것은 기본적인 가구만 겨우 갖춘 쪽방 한 칸 뿐이다. ‘돈을 들여 인테리어라도 해볼까’ 생각한 적도 있지만, 만만치 않은 현실에 이내 단념해야만 했다. 가구 값은 고사하고, 인테리어 업체라도 부르려 하면 5평짜리 원룸이라도 100 만 원은 우습게 든다. 그렇다면 방법은 단 하나, 셀프 인테리어뿐이다. 타고난 재주나 재능이 없어도 성공할 수 있는 셀프 인테리어 비법을 두 명의 전문가 에게 전수 받았다.
 셀프 인테리어를 본격적으로 진행 하기에 앞서 반드시 알아두어야 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자신의 취향이다. 취향을 아는 것은 인테리어를 시작하기 위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취향을 찾는 데에는 특별한 방법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학교 이주형(ICT디자인학부 VMD·전시디자인 트랙) 교수는 “자신의 취향을 찾기 위해서는 인테리어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카페에서 조명이나 책상 하나를 보더라도, 이것이 자신의 공간과 어울릴지 상상해 보는 것이다. 브레인스토밍이 끝나면 자신이 원하는 분위기의 인테리어 사진을 모으고, 자신의 공간에 대입해 보자.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취향도 살리고 공간에도 적합한 인테리어 디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공간 면적도 취향에 못지않게 매우 중요하다. 면적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가구, 소품 등 필요한 자재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애경 홈스타일링 디자이너는 “면적 측정을 제대로 하지 않고 인테리어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인테리어 용품을 과하거나 부족하게 구매하는 실수를 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확한 면적까지 파악했다면 셀프 인테리어를 위한 기초 계획은 마련된 셈이다. 다음 순서는 인테리어 재료를 고르는 것이다. 재료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개인의 취향을 고려해 선택해야 하는데, 같은 종류의 재료도 가격대가 천차만별이니 잘 알아보고 구매해야 한다. 인테리어 재료를 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을지로나 청계천 부근에 즐비한 인테리어 관련 상가에 방문해 도움을 받자. 이에 대해 이 교수는 “방산시장이나 을지로 자재상가에 가면 저렴하고 다양한 인테리어 재료를 구할 수 있다. 이곳에 방문해 직접 재료를 살펴보면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료를 선택하고 세부계획도 세웠다면, 본격적으로 인테리어를 시작할 차례다. 단, 자취생의 경우 반드시 집주인의 허락을 받고 셀프 인테리어를 진행하도록 하자. 계약 만료 시 귀찮은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인테리어 작업을 할 때는 큰 부분부터 작은 부분으 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가구와 소품 등을 먼저 구매하고 도배나 페인팅을 하면, 전체적으로 봤을 때 조화롭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가구나 소품 배치를 잘했더라도 벽에 얼룩이 묻어있으면 미관상 좋지 않으므로 도배나 페인팅을 통해 전체적인 디자인 방향을 잡은 후 가구와 소품을 마련하는 것이 인테리어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물론, 초심자가 도배와 페인팅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깔끔하게 시행하려면 노하우가 필요한 데다 페인팅 후에 남아있는 냄새를 빼는 것도 여간 골치 아픈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페인트에는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많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페인팅 관련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풀바른벽지’를 추천한다. 이 벽지는 일정한 길이로 재단돼 접착제가 칠해진 상태로 배송된다. 따라서 셀프 인테리어를 처음하는 사람도 쉽게 도배를 할 수 있다. 다만, 모든 인테리어 상가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은 아니니, 미리 알아보고 방문하길 바란다. 이 디자이너는 “요즘에는 온라인에서 인테리어 관련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평소 인테리어에 관심갖고 틈틈이 공부한다면, 저렴한 비용으로 쉽게 인테리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단기간에 작업을 끝내다보면 지치기 쉬우니 기간을 넉넉하게 잡고 천천히 작업하라”고 덧붙였다.

김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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