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3일, 우리학교 조교들이 자신들의 처우를 개선해달라는 ‘조교 처우 개선안(이하 개선안)’을 작성해 총무인사팀에 제출했다. 이에 대학본부는 현재(11월 19일 기준)까지 조교 대표들과 세 차례 만남을 가졌으나, 아직까지 근무시간 조정안 외에는 답변을 보류하고 있다.
조교들이 개선안을 발의한 데는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이 컸다. 2018년 최저임금이 상승하자 조교 계약 내용에 변경사항이 생긴 것이다. 최저임금이 오르기 전까지는 ‘주 5일 40시간’ 근무로 계약했으나, 올해 최저임금이 오른 후부터는 ‘주 5일 35시간’으로 근무 시간이 조정됐다. 조교들이 문제 제기에 나선 것은 근무시간 조정이 조교와 대학본부 간 협의 없이 이루어졌다는 데 있었다.
이에 대해 강혜정(부동산학과) 조교는 “본래 계약이라는 것은 쌍방 합의 하에 진행하는 것인데 조교 계약은 학교의 일방적인 통보로만 진행됐다”며 “합의 하에 이를 조정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강 조교는 총무인사팀에 관련 내용을 건의하기 위해 조교들의 의견을 수렴했고, 이를 토대로 개선안을 작성했다. 이에 총무인사팀은 희망자에 한해 11월부터 변경된 조건인 ‘주 5일 40시간 근무’로 재계약을 진행했다.
조교들이 제기한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앞서 언급한 근무시간 조정 안건 외에도 ▲고용안전 보장 ▲임금 현실화 ▲조교의 지위 보장 ▲학교 구성원으로서의 권리와 복지 보장 ▲업무분장 요청 등의 내용이 개선안에 포함됐다. 그중 고용안전 보장의 세부 항목에는 근태 관리 등이 있으며, 임금현실화의 세부 항목에는 ‘초과·야간 근무수당 지급’, ‘연차 사용·미사용’ 등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임수빈(기계시스템공학과) 조교는 “학과 업무 중에 조교의 손이 미치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다. 각종 서류 작업은 물론이고, 트랙 설명회 준비, 강의 시간 조율 및 시간표 작성 등이 그렇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업무가 많아 초과·야간 근무를 했지만 별도의 수당을 받은 적이 없다”며 “야간 업무 시 다음 날을 휴무로 지정해주기도 하지만 이마저도 학과장이 배려해주는 경우에만 가능한 것”이라고 전했다. 학과 조교의 경우 추가·야간 수당을 받는 일은 없으며, 야간 업무를 하더라도 휴무를 보장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조교들의 입장이다.
연차 사용·미사용에 관해 강 조교는 “부동산학과는 조교가 1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차를 쓰게 되면 학과 업무에 차질이 생긴다. 이 경우, 연차를 사용하지 못하면 임금으로 정산을 해줘야 하는데 이 조차도 정산 받은 적이 없다. 해당 내용을 행정부서에 문의했으나 ‘개인이 시간을 내서 연차를 쓰는 수밖에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조교의 지위 보장에 관해서는 ‘인수인계 기간 필요’를 세부 항목으로 설정했다.
이에 강 조교는 “퇴직자와 신규조교 간 인수인계 과정이 존재하지 않아, 계약 만료 때마다 문제가 발생한다. 행정부서에 연락해 모르는 것을 물어보면 담당 직원이 ‘몇 번이나 말해야 하냐’며 짜증을 내는 일도 더러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학교와 싸우기 위해 개선안을 작성한 것이 아니다. 서로를 더 존중하고, 이를 통해 학교가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바람을 전했다.
조교 대표들과 총무인사팀은 11월 19일 현재까지 총 67일 동안 세 차례에 걸쳐 회의를 진행한 상태이며, 138명 조교 중 59명이 개선안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총무인사팀은 개선안 안건 중 근무시간 조정 외에는 답변을 보류한 상태다.
이에 대해 장영우(총무인사팀) 팀장은 “현재 논의 중에 있어 정확한 답변은 어렵다. 다만, 개선 가능한 안건은 내년부터 시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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