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혼자서도 괜찮을 거란 착각 (한성대신문, 540호)

    • 입력 2018-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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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19-10-14 14:17

바쁘게 지내다보면 건강관리에 소홀해지기 쉽다. 사례로 소개할 어떤 이도 그랬다. 처음에 그는 이유 모를 두통을 겪었다. 그는 머리가 깨질 듯 아플 때마다 병원에 가는 대신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약을 사 먹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두통은 점점 더 심해졌고, 급기야 불면증과 식욕감퇴 현상까지 생겨났다. 뒤늦게 상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그는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 진단한 그의 병명은 바로 ‘우울증’이었다. 의사는 정기적으로 내원해 치료받길 권했지만 그는 치료를 거부했다. ‘우울증이야 시간 지나면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우울증을 직접 치료하기 위해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노력했지만, 그의 우울증은 오히려 공황장애로 번졌다.
사실 우울증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앓고 있는 질병이다. 보건복지부가 진행한 ‘2016년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이하 역학조사)’에 따르면, 국내 우울증 환자는 약 64만 명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전문적인 치료를 받으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병원 치료를 받는 사람이 전체 우울증 환자 중 10%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치료를 기피하는 걸까? 사람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우울증을 혼자 극복할 수 있다’는 착각 때문이다. 역학조사에서 우울증 환자 479명에게 “과거에 치료를 안받은 이유”에 관해 묻자, 응답자의 75.9%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생각과는 다르게 우울증은 의지만으로 극복이 어려운 병이다. 우울증은 뇌 내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결핍된 경우 발병된다. 따라서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치료해야 한다. 제대로 된 치료만 이루어진다면 우울증 환자 중 70~90%가 완치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병이 그렇듯, 우울증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더 큰 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만약 당신이 우울증 증세를 겪고 있거나 우울증 확진을 받고도 치료를 미루고 있다면 어서 빨리 내원해 치료를 받자.

이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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