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 으레 의식처럼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신년 계획 세우기’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SNS에서는 다이어리나 스마트폰 메모 앱에 빼곡히 적힌 버킷리스트를 촬영하거나 캡처해 올리면서 마음을 다잡는 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금연하기, 다이어트하기, 책 읽기, 여행하기, 일기쓰기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그러나 계획이 늘 내 생각대로 실행되지는 않는 법이다. 올해는 꼭 다이어트에 성공하겠다는 각오로 헬스장 이용권을 등록해두고는 초반 며칠 열심히 다니다가 점점 발길을 끊게 되는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상황을 두고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고 한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자, 윤리 선생님이었던 분이 수업 중 하셨던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작심삼일을 사흘마다 하세요.” 무슨 배경에서 그런 이야기가 시작된 것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사흘마다 작심삼일’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머릿속에 남아있었다.
‘사흘마다 작심삼일’의 요지는 간단하다. 말 그대로 작심삼일을 반복하라는 것이다. 먼저 자신이 성취하고 싶은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첫 3일 동안 그 계획을 실행해본다. 만약 계획이 잘 실천되지 못했다면 원인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고 반성한다. 마지막으로 그것을 수정해 다시 3일 동안 새로이 도전한다.
예를 들어, 처음에 지나치게 무리한 계획을 세워서 3일 동안 그 계획이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함을 느꼈다면, 그 다음 3일 동안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계획을 수정해 실행하면 된다는 말이다. 즉, 계획을 조금씩 다듬어가면서 자신이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맞춰 가면 된다는 개념이다.
그런 식으로 작심삼일을 122번 반복하면 1년이 가득 채워진다. 이것은 한꺼번에 계획을 세워두는 방법보다 오히려 더 전략적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수행할 수 있는 방식이 될 수 있다.
일본 작가 ‘나카타니 아키히로’는 그의 저서 『2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50가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작심삼일을 부정해선 안 된다. 시작해보지 않으면 작심삼일로 끝날지 더욱 지속하게 될지조차 모르는 법이다. 작심삼일로 끝나버린 것에 대해 ‘무엇을 해도 작심삼일로 끝난다’고 자신을 책망해서는 안 된다. ‘해보았지만 잘되지 않았다’, ‘조금만 더 참았더라면 좋았을 텐데’라고 깨달은 것만 해도 작심삼일의 의미가 있다. 시작하기 전부터 너무 수단의 효율 따위에 얽매이면 안 된다. 처음부터 100%의 수단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해보면 어떨까’ 하고 30% 정도의 수단으로 시작해 보는 것이 좋다. 그러면 어느 사이엔가 수단 자체가 저절로 성장해갈 것이다.”
자고로 3월은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는 달이다. 1~2월을 이미 날려버렸다고 아쉬워 말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작은 계획이라도 세워 사흘마다 작심삼일해보는것은 어떨까. 조심스레 추천해본다.
강예림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