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인사이트> 외모지상주의 속 ‘외모지상주의’ (한성대신문, 515호)

    • 입력 2016-08-30 19:12

우리는 종종 잘생겨졌으면 한다. ‘외모가 개인의 성패를 판가름한다는 루키즘이 만연한 현실에서, 우리의 이러한 소망은 당연한 듯 보인다. 박태준 작가의 외모지상주의에서, 못생기고 뚱뚱한 주인공 형식은 잠이 들 때마다 강한 몸과 잘생긴 얼굴을 가진 새로운 몸으로 깨어난다. 이러한 판타지적 요소는 독자들의 환상을 충족시킨다.
밤에는 못생긴 기존의 몸으로, 낮에는 잘생긴 새로운 몸으로 활동하는 형식은 몸이 바뀔 때마다 다른 대우를 받는다. 원래의 몸으로 활동할 때는, 단지 못생겨서 만만해 보인다는 이유로 폭행, 폭언을 경험한다. 아무리 심한 말을 들어도 형식은 항상 그랬듯이 참는다. 한 예로, 형식의 반 친구들은 편의점에서 일을 하는 형식이 술을 안 팔았다는 이유로 그의 옷을 벗겨 사진을 찍고 다른 친구들에게 보여준다. 하지만 그는 어떤 반응도하지 않고 수치를 당한다.
하지만 새로운 몸은 이러한 부조리를 해결하는 만능열쇠다. 새로운 몸으로 바뀐 형식은 자신의 사진을 보며 웃는 사람들 중 한명인 전직 권투 선수 이진성을 단숨에 때려눕힌다. 뿐만 아니라 형식은 나중에 못된 짓 하지마라고 말하며 훈계까지 한다. 이처럼 못생긴 형식은 언제나 부조리를 당하고 잘생긴 형식은 항상 문제를 해결한다는 설정은 아이러니를 자아낸다.
인물은 의도적으로 콧물, 주근깨, 비정상적인 얼굴 크기 등의 작화를 활용하여 두드러지게 한다. 게다가 진호빈이란 캐릭터는 같은 학교 친구를 보며 더럽다, 냄새 난다, 너만 보면 토할 것 같아와 같은 말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못생긴 캐릭터에 대한 우스꽝스러운 작화는 이 폭력적인 언어조차 독자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요소로 만든다.
이 웹툰에서는 잘생김은 싸움을 잘한다는 공식이 존재한다. 잘생긴 캐릭터로 나오는 이은태, 이진성, 홍재열 등의 인물은 열외 없이 싸움을 잘한다. 현실세계에서 잘생긴 것과 싸움을 잘하는 것은 아무 상관관계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맞춰놓은 유치한 설정은 현실의 세태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잡지 빅이슈외모지상주의를 사회비판적인 웹툰이라고 펴했다. 하지만 이 웹툰 속에 숨겨진 외모 = 능력’, ‘비정상적 작화’, ‘유치한 설정은 사회 비판의 요소들을 모순으로 만들고, 오히려 루키즘을 조장한다. ‘외모지상주의의 아이러니처럼 우리는 외모지상주의를 증오함과 동시에 외모지상주의에 빠져있는 것은 아닐까?

유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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