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당신의 채널을 ‘캐스팅’ 하겠습니다 (한성대신문, 547호)

    • 입력 2019-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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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19-10-14 15:45

1인 미디어 콘텐츠 생산자(이하 크리에이터)가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야말로 ‘유튜브(Youtube) 전성시대’다. 혜성처럼 등장한 ‘유튜브’는 이전까지 모두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포털사이트를 제치고 미디어 분야의 유일무이한 최강자가 됐다. 이에 발맞춰 최근에는 너도나도 유튜브에 뛰어들어, 자신의 끼와 매력을 맘껏 뽐내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다. 그런데 유튜브가 가져온 변화는 이뿐만이 아니다. 크리에이터가 가진 영향력 이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까지 커지다 보니, 이들을 관리할 곳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등장한 것이 MCN(Multi Channel Network)이다. 크리에이터가 오롯이 창작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법이며 교육이며 모든 잡일을 도맡아 보살펴주는 곳 말이다. 자신의 크리에이터를 상위 1%로 만들기 위해 자처하고 나선 MCN의 속내를 꿰뚫어봤다.


MCN, 네 정체가 뭐니?

MCN은 유튜브의 고장, 미국에서부터 시작됐다. 처음에는 단순히 크리에이터의 채널을 기술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크리에이터를 무작정 대량으로 모집한다는 점에서 양질의 콘텐츠 생산에 집중하는 현재 MCN과는 차이가 있는 셈이다. 최근의 MCN은 ‘다중 채널 네트워크’란 이름처럼 활동 범위가 매우 넓다. MCN을 단지 한 가지의 정의로 구분 짓기 어려운 이유기도 하다. 주로 통용되는 의미는 유튜브 채널을 묶어 관리하는 일종의 ‘크리에이터 기획사’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MCN이 연예 기획사처럼 ‘스타 육성’에만 치중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플랫폼만 제공하는 인터넷의 특성상 MCN은 콘텐츠를 제작·공급하는 제작사와 방송사의 역할도 겸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유튜브, 아프리카TV 등의 채널이 독자적으로 운영되면서, MCN 업체가 방송에 필요한 것을 자체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결국 제작사 및 방송사에 통용됐던 제작·유통 시스템이 완전히 파괴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MCN의 전성기는 -ing

국내에 존재하는 MCN 업체는 약 100개가 넘는다. 본격적으로 국내에 MCN이 등장한 시기가 2013년임을 감안했을 때, 이는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CJ ENM’처럼 선두주자로 나섰던 사업자들은 광고와 엔터테인먼트, 해외지사 확대 등으로 점점 더 입지를 확장하고 있다. 또한 ‘비디오 빌리지’, ‘NTC’ 등 신생 사업자는 유명 크리에이터와의 계약을 통해 주목을 받아 성장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특정 장르의 콘텐츠를 전문으로 하는 MCN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이를테면 ‘샌드박스네트워크’는 게임, ‘캐리소프트’는 키즈, ‘레페리’는 뷰티 콘텐츠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식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MCN 시장이 이미 레드오션에 들어선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개인 채널과 MCN 회사를 동시에 운영 중인 문용현(마이룸TV) 대표는 “예전보다 유튜버로 성공하기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시장 또한 플랫폼에서 콘텐츠 중심으로 변하고 있어 MCN도 자연스레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MCN은 어떻게 전개될까. 이에 대해 김 평론가는 “1인 미디어의 관점으로 접근했던 MCN이 이제는 조직화된 형태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향후에는 MCN과 결합한 크리에이터가 유튜브의 주를 이룰 것”이라 예측했다. 또한 그는 “크리에이터가 MCN 회사에 전적으로 의존하기보다 능동적인 태도로 창의적·실험적인 콘텐츠를 떠올릴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며 “MCN도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유통하는 체계를 갖춰, 획일화된 콘텐츠가 생산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컴퓨터가 즐비한 사무실은 얼핏 PC방에 온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이들이 놀고만 있다는 착각은 금물이다. MCN 회사의 직원들은 온종일 크리에이터의 콘텐츠 제작·편집을 기획하는 것에 여념이 없다.​

정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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