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에 올라> 새로운 시대, 새로운 문화 (한성대신문, 549호)

    • 입력 2019-10-14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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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19-10-14 01:02

‘이 병’은 WHO에서 2022년에 공식 질병으로 채택할 예정인 정신질환으로, 일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정신질환자로 분류돼 그에 적절한 치료를 받게 된다. 한국에서는 2026년에 도입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서 ‘이 병’이란 게임 중독이다.

“우리 PC방은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에 반대합니다.”

최근 PC방에서 이 문구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요지는 ‘게임이용은 장애가 아니니 앞으로도 게임을 즐기자’는 것이다. 하지만 게임 중독은 엄연한 질병이다. 게임에 과하게 몰입하여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고, 게임을 하지 않을 때 불안을 느낀다면 분명 도움이 필요한 상황일 것이다. 따라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에 반대하는 것은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하지만 논란이 되는 것은 게임 중독자를 치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게임’ 자체를 더 억제하기 위해 ‘게임 중독’이라는 병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언론은 게임이 폭력성을 자극한다고 보도하며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 단편적인 예시를 보여주자면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을 일각에서는 게임 중독으로 인한 범죄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게임은 단순히 ‘놀이’를 영어로 풀어 쓴 것이 아니다. 통상적으로 게임이란 주로 컴퓨터 게임을 의미한다. 적절히 이용할 경우 스트레스 해소, 새로운 콘텐츠를 통한 간접경험 체험 등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종합 콘텐츠이다. 단순히 유해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우리나라가 여러 제도로 게임을 억제하고 있는 동안 다른 나라에서는 프로게이머 육성, 국제적인 인기를 구가할 게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한 한국에서 세계적으

로 유명한 프로게이머 ‘Faker(본명 이상혁)’가 등장했고, 한국에서 개발된 ‘배틀그라운드’ 게임이 세계대회까지 개최됐다는 것을 미루어 봤을 때, 우리나라에서 게임을 하나의 산업 분야로 당당히 인정해 줄 경우 그 영향력은 폭발적일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시대에 발 빠르게 맞춰나가려는 노력이 눈에 띄는 요즘이다. 우리 한성대학교에서도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수업이 개설됐고, 언론에서도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를 심심찮게 언급한다. 그에 맞춰 변화된 ‘새로운 놀이’의 인식도 하루 빨리 개선되길 바란다. 우리는 언제까지고 알파고와 바둑을 둘 수 없음을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바둑의 시대는 갔다.

김민지(인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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