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청년에 관한 최초의 종합 법안인 『청년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청년기본법』은 청년을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는 존재로 규정하고, 청년의 고용·창업·주거·복지·문화활동 등을 정부가 지원하는 법이다. 해당 법안은 2014년 국회에 처음...
사월의 한 가운데, 창문으로 비치는 아침 해가 이제는 제법 따스하다. 일어나 보면 두터운 이불은 발길질에 한 모퉁이씩 접혀있고, 얼마 전부터는 전기장판도 잘 켜지 않는다. 한 겨울에나 입었던 옷은 이미 하나 둘 씩 장롱 안을 차지하고 있다. 볕 없는 곳에서 퀘퀘해진 옷에는 유연제 향을 입혀 마지막 겨울을 털어내고, 잘 펴서 건조대 위에 누이면...
꼬박 10년 전의 일이다. 눈이 펑펑 쏟아지던 날 발목까지 잠기는 눈이 반가운 마음에 조금 들떠있었다. 아무도 밟지 않았던 길에 덤벙대며 발자국을 남기다 넘어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다리가 부러지고, 119가 출동했다. 그날 다리에 철심을 박는 수술을 받았다. 한쪽 다리를 못 쓰다보니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부터 불편한 것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두...
혼란의 시기다. 학기가 개시한 지 절반가량이 지났음에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지 않고 있다. 각 대학은 절반밖에 남지 않은 학기의 운영 방법과 이번학기 내 등교 가능 여부, 학생들의 등록금 환불 요구 처리 등으로 고민하고 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도 5월 5일까지로 추가 연장돼 혼란스러운 가운데,...
(청년들이) 도전하고 실패하며 다시 일어서는 것에 두려움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에게 답을 드릴 수 없지만 먼저 청춘을 보낸 선배로서 여러분이 청년의 시간을 온전히 청년답게 살아가길 바랍니다. 지난해 2월, 문재인 대통령이 유한대학교 졸업식에 참석해 전한 축사의 일부다.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청년답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최근 한성학원(이하 재단) 및 한성대학교의 교육부 회계부분감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학내가 떠들썩했다. 회수 통보를 받은 금액이 무시할 수 없는 규모였기 때문이다. 특히 지적받은 9가지 사항 중 재단이 회수 통보를 받은 금액에 눈이 갔다. 3억 6천만 원. 재단이 2012년부터 6년 동안 故이희순 전 이사장에게 매달 500만 원씩 지급한 금액의...
얼마 전 좀 지칠 때가 있었다. 기분 전환으로 뭘 할까, 하다가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를 보았다. 아무 생각하기 싫어, 아무개로 살래 잠시. 이 부분이 와 닿았다. 원고청탁을 받았을 때 자유 주제(아무거나)로 쓸 수 있다고 들었고, 뭘 쓸까 하다 아무노래가 생각났다. 아무노래, 아무런 생각, 아무렇지도 않은 동작의 편안함에 아무렴 어때, 하고 다시...
그날의 하루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일단, 1교시에 수업이 있어서 일찍 일어났다. 공강 시간엔 수업과제를 대충 해결했다. 모든 수업이 끝나고 나서는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다. 관심이 있는 업종이어서 하는 것은 아니고 다들 하기도 하고 자꾸만 돈이 필요한 곳이 생겨서, 일단 한 푼이라도 벌어야했다. 일을 마치고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집으로...
3월 28일, 주일 예배를 하루 앞둔 성북구의 사랑제일교회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나란히 걸려있는 3개의 현수막에는 집회를 중단하라는 서울시의 명령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집단감염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나타나 있다. 그러나 이를 비웃듯, 해당 교회는 종교의 자유가 탄압될 수 없다며 결국 예배를...
성북구 돈암동에 위치한 돈암시장. 평소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코로나바이러스-19(이하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겨 정적만이 감돌고 있다. 팔리지 않은 물건은 하염없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고, 방역업체 직원만이 손님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정부와 시장이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주 3회의 방역을 진행하고 있지만...
작년 9월. 꿈 같이 기다려왔던 전역의 날이 왔다. 머리카락이 잘렸던 순간부터 간절하게 기다려온 그 날. 하지만 직접 마주한 그 날은 생각한 만큼 달지 않았고, 지금도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나가면 뭐하지?, 뭐 먹고 살지? 군생활 도중에 가장 배부른 소리라고 생각했던 말이었다. 곧 사회로 돌아갈 선임들은 습관처럼 그렇게 말했고 아직...
나는 한 가지 일을 오래하면 크게 싫증을 느낀다. 한성대학교에서 예대 학생들과 10년 이상 디자인을 하다 보니 어김없이 답답함이 찾아왔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싶은 욕구가 솟을 무렵, 학교당국으로부터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새로운 융합전공을 만들길 권장하는 대학본부의 정책에 힘입어, 마음이 맞는 공대 교수님들과 현재의 IT융합공학부를...